안녕하세요. 저는 함께하는 시민행동에서 가장 오랜 시간 활동하고 있는 채연하입니다.
이렇게 글로 인사를 드리게 된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2004년 이 단체에서 처음 활동을 시작했을 때 첫 느낌부터 지금까지 이 곳에서 있었던
일들과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잠깐이라도 한번 들어주시겠습니까?
지금은 연대의 의미를 가지고 다양한 단체들이 하나의 지향과 운동목표를 향해 모였을 때
‘시민행동’이라는 단어를 뒤에 많이 붙이고 있다. 하지만 이 단체가 만들어지고 2000년대
중반까지도 ‘함께하는 시민행동’이라는 이름은 꽤나 신선한 단체명이라는 평가를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 대체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단체를 만들고, 첫 활동을 시작했던 사람은 아니지만
그 의미를 나 나름대로 해석해보고자 한다.
‘함께’는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의미 중 하나는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의견과 활동, 연대가 모아져야만 가능해진다.
그래서 시민행동은 하나의 문제를 발굴하고 그 문제의 실체를 찾아가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안을 얘기할 때, 단체의 활동가들 내부에서의 논의에서 시작해서 관련 전문가를
찾고, 지역의 문제라면 그 지역의 얘기를 해줄 사람을 찾고, 그 분야를 오랫동안 문제제기했던
활동가들을 찾는다. 대안을 ‘함께’ 얘기할 ‘사람’을 찾는다. 그게 곧 운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민행동’이 그간 해왔던 밑빠진 독상이 지역의 문제를 다룰때는 반드시 그 얘기를
같이 해 온 지역단체를 찾고, 같이 문제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그게 ‘지역’과 ‘함께’하고 있는 우리의 방식이다.
시민행동은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것은 무엇일지를 고민해왔다.
그 시작은 인터넷이었다. 지난 코로나 시절 많은 단체들이 시민행동에 연락을 해왔다.
그 이유는 단체 창립부터 지금까지 인터넷 총회를 해오고 있는 단체의 노하우를 알고
싶다는 거였다.
인터넷 총회는 언뜻 보면 행사를 하는 것은 아니어서 조금은 더 쉬운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오해다. 시민행동의 총회는 의결권을 가진 회원의 절반 이상이 반드시 총회에
참석을 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한번은 이걸 좀 낮추자는 의견이 있었다. 실제로 30%의
참석율로 낮춘 적도 있었는데, 그 해는 총회 마무리가 정말 쉬웠던 기억이 있다. 그러자
사무처장님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아무래도 이 방식은 회원의 의견을 충분히 받고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50%의 참석으로 돌아오고 말았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 외에도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통해 조금은 쉽게 모이고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해보자고
했고 그러한 운동은 시민행동을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
‘시민행동’이라는 단어 하나때문에 지금도 가끔 오해를 사 다른 연대체 사무실인줄 알고
연락이 오기도 한다. 그럼 우리는 왜 ‘시민행동’이라는 이름을 붙인 걸까.
지금 함께하는 시민행동에서 진행하고 있는 “더 걷힐 세금, 어디에 쓸래? 추가세수 시민의견
수렴 캠페인”처럼 많은 활동은 시민들이 평소에 문제라고 생각하는 이슈를 드러내기 위한 행동을
같이 진행하였다. 그 방식과 내용 역시 그걸 지적했던 시민들과 같이 상의하였다. 그러면 실제
대안이 정부에 받아들여졌을 때 느끼는 성취감과 단체에 대한 신뢰를 기대한 것이다.
‘시민행동’은 ‘시민’이 자기가 느낀 문제를 바탕으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말과 생각과 뜻을 모으는 과정을 돕고 함께하자는 것이다.
이제는 20년도 넘은 ‘노리추’사업이 대표적이다. 지금이야 맥북이 너무 일상화되어 있지만
그렇지 않았던 2000년대 초반 정부가 구축한 전자정부 홈페이지는 ms체계가 아닌 리눅스
체계로는 접속이 되지 않았다. 그런 문제를 느끼고 있던 많은 이들이 ‘노리추, 즉 노무현
대통령에게 리눅스컴퓨터 보내기 추진모임’을 만들었고,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차별제보게시판을
만들어 의견을 모으고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다했다.
(당시 기사: 청와대에 항의표시로 리눅스 컴퓨터 전달)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많이 미흡하지만 여전히 ‘함께’의 의미와 ‘시민행동’의 가치를 다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항상 고민하고 있다. 그 답은 활동가만의 고민으로는 얻을 수 없다.
결국은 ‘함께’할 사람을 찾고 ‘시민’과 함께 ‘행동’했을때이지 않을까?